‘대충영어’ 뇌과학 기반 영어 학습법의 새로운 지평 열다
외교관 출신 오승종이 20년간의 뇌과학 연구 끝에 내놓은 영어 학습서 ‘대충영어’가 출간 직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저자는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를 ‘노력 부족’이 아니라 뇌가 외국어 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구조에서 찾는다.
그의 문제의식은 외교관 시절 외국인의 빠른 영어 대화를 제대로 듣지 못했던 경험에서 출발했다.
고교 시절 하루 6시간씩 영어 소설을 탐독하며 영어를 놀이처럼 즐겼던 그는,
실전 영어의 벽 앞에서 “왜 한국인은 10년을 공부해도 귀가 열리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품었다.
그 답을 찾기 위한 연구는 뇌가 생후 12개월 이후 외국어 소리를 차단한다는 사실로 이어졌고,
한국어 음운 체계로 고착된 뇌는 단어·문법 중심 학습만으로는 영어 청취 능력을 획득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그는 이 문제를 ‘영어 난독증’으로 규정하며 뇌신경과 전문의와 함께 ‘속청(Speed Listening)’과 ‘한글 속청’이라는 독창적 학습법을 개발했다.
특히 ‘한글 속청’은 영어를 듣기 전 빠른 속도의 한글을 먼저 들려 뇌의 음성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출근길 영어 뉴스 청취에서 한 달 만에 효과가 나타났고 수백 명의 학습자도 동일한 결과를 경험했다.
책은 ‘대충하라, 외우지 마라, 짧게 하라’는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완벽한 발음과 문법보다 핵심 소통 능력을 중시하며, 실리콘밸리에서 흔하게 들리는 ‘Broken English’,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영어 사례 등을 통해 글로벌 환경에서도 실용 중심의 영어 사용이 확산되고 있음을 짚는다.
또한 뇌 건강 측면에서 속청이 청각 나이를 젊게 하고 집중력·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점도 소개한다.
고음질 오디오의 중요성과 MP3 음질 저하가 뇌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루며 학습 환경 전반을 세밀히 분석한 점도 특징이다.
출판사 차선책(대표 조찬우)은 지난 6일 강남문화재단에서 책 출간을 기념한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독자는 “영어가 아니라 뇌의 문제라는 설명을 듣고 처음으로 희망을 얻었다”, “실제로 속청을 해보니 귀가 뚫리는 경험이 있었다”는 평가를 남겼다.
또 다른 참석자는 “영어 공부에 대한 죄책감이 사라졌다, ‘대충하라’는 말이 이렇게 설득력 있게 들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차선책 조찬우 대표는 ‘독자의 삶에 전환점을 만드는 책’을 기획 철학으로 삼아,
기존의 길을 벗어나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 저자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오타닛쇼헤이의 에세이, 김현철의 ‘고급진 클래식당’, 청년 이진우의 ‘스물일곱’, 과일로 쏘아올린 200억’
등은 차선책이 구축한 독특한 카탈로그를 대표한다.
이번 ‘대충영어’ 역시 한국 영어 교육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적 접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출판사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오승종 저자는 “즐겁게 대충 했을 뿐인데, 시원하게 귀가 뚫리는 경험을 더 많은 사람이 하길 바란다”며
“영어 학습은 암기가 아니라 뇌를 깨우는 훈련이고, 결국은 놀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문 출처: http://www.woman-stor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143